지난해 11월 28일 일본 기업인 청풍이 한국 막걸리 브랜드인 '포천 막걸리'를 일본 특허청에 상표 등록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업체가 등록한 상표명은 '포천 막걸리' '포천 일동막걸리' '일동 막걸리' 등으로 한국의 포천 막걸리가 일본에 수출될 때 그 상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만약 한국 업체가 포천 막걸리라는 상표를 사용하게 되면 이 업체로부터 제소를 당하게 된다. 어쩌다가 우리가 두 손 놓고 있는 사이 일본 기업이 일본에서 포천 막걸리를 상표 등록하는 일이 생긴 것일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 이유는 '지리적 표시제(GI)'에 대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특정 지명은 상표권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그렇기에 포천이라는 지명이 들어가는 포천 막걸리가 국내에서 상표로 등록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리적 표시제가 도입되었고 여기에 등록하면 지명이 들어가는 제품 또한 상표권과 동등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실례로 고창 복분자, 서산 마늘 등이 이 제도 덕분에 상표권을 보호 받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표시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거래에서도 효력을 발휘하는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무역 협정을 맺을 때도 세계무역기구는 지리적 표시 등록을 한 경우에만 지적재산권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통주 업체들은 아직 인식 부족으로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지리적 표시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 막걸리 브랜드인 포천 막걸리를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 쓰지 못하게 된 것은 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교통상부역시 이번 사태에 우리의 책임이 큰만큼 이제와 어찌 손 써 볼 도리가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렇게 앉아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이 같은 기본적 문제에 소홀했다는 점에 책임을 느끼고 반성해야 한다.
한식의 경쟁력 약화와 타국의 한식 가로채기는 끊임 없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이다. 그렇기에 이번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영부인까지 나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열심이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한 조취만 취했으면 뺏길 일 없었던 상표권을 뒤로 야금야금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보이는 곳에서만 한식의 세계화를 외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김치가 기무치가 되고 막걸리가 맛코리가 되는 절망적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정부적 차원에서 진정 한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철저한 상표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