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중추로 불려온 중산층이 휘청거리고 있다. 번듯한 직장에 안정적인 수입으로 겉으론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빚에 허덕이면서 가정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벅찬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 사회는 그동안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재테크 성공 신화를 향해 달려왔다. 직장인들의 관심도, 서점가를 휩쓰는 베스트셀러의 키워드도 온통 ‘재테크’였다. 금융권은 ‘언제나’ ‘누구나’ ‘더 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탐욕적인 빚을 권하고, 언론도 성찰 없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묻지마’ 부동산 광풍에 휩쓸리며 너도나도 집테크에 나서는 동안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340조원으로 폭증하며 국가경제의 건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듯 요즘 하우스 푸어(House Poor)란 말이 유행이다. 서울 강남 등에 중대형 아파트 한 채씩 갖고도 삶의 질은 거지나 다름없다는 자조적 신조어이다. 이른바 ‘강남 거지’도 유사한 표현이다. 이 사람들의 소득은 대한민국 평균 소득을 훨씬 웃돈다. 그러나 담보대출 이자 150만-200만원, 사교육비 300만-400만원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만약 부동산 가격 하락이 향후 10년간 꾸준히 이어진다면 이들의 중산층 탈락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한걸음만 헛발을 내디뎌도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복지패널시뮬레이션 조사’에 따르면 실직·폐업 등으로 소득이 끊겼을 때 한계중산층(소득 규모가 중위소득의 50~70%인 계층) 10가구 중 7가구(72.5%)는 빚을 얻거나 집을 처분하는 등의 비상대책 없이는 6개월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96년 68.5%였던 중산층은 2000년 61.9%, 2009년 56.7%로 11.8%포인트 줄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정부가 경기부양에만 몰두하면서 나라 전체가 재테크라는 망국병에 휩쓸리고 말았다”면서 “이를 단기적으로 연착륙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산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휘몰아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우리 사회 중산층을 짓누르고 있는 빚테크의 광풍을 처음부터 되짚어봐야 한다는 경고음이다.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는 중산층이 안정되어 두텁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중산층의 안정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권하기만 하는 잘못된 제테크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산층 몰락에 가장 위협적인 거품의 부동산 제테크를 우선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